일 정 : 2018년 4월 7일
장 소 : 인천축구전용구장
지난 라운드에서 ‘시우타임’으로 활짝 웃었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번에는 전남 드래곤즈의 최재현에게 극적인 동점골을 허용하며 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양보했다.
인천은 7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 경기에서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인천은 전남전 무승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고, 리그에서 4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것으로 만족하게 됐다.
전남전 무승 징크스를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인천은 앞서 전남을 상대로 8경기 무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반 9분 무고사의 선제골로 청신호를 켰지만 전반 31분 박종진의 자책골이 나왔고,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에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최재현에게 실점하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전남전 9경기 무승(4무 5패)이다. 전남의 유상철 감독은 “이런 것이 축구가 아닐까”라고 했고, 인천의 이기형 감독은 “승리해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마지막에 실점해 아쉽다”고 고개를 떨궜다.
인천으로선 무고사의 존재감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무고사는 사후 징계로 인해 지난 2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날 경기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무고사는 전반 9분 만에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문선민이 찔러준 패스를 무고사가 문전에서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하면서 전남의 골망을 흔든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무고사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45분 극적인 추가골을 터뜨렸다. 무고사의 활약이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준 득점이었다. 무고사는 K리그 개막 후 나선 3경기(강원, 전북, 전남)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3월 A매치 기간에는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합류해 터키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득점 랭킹도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무고사는 총 4골로, K리그1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말컹(6골)과의 격차를 좁히고 득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고사는 활동량도 많고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한 이기형 감독은 “주변에서 선수들이 조금만 더 도와준다면,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득점뿐만이 아니다. 무고사는 동료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문선민은 무고사의 유무에 따라 차이를 실감하는지 묻는 질문에 “무고사가 함께 나서면 스트라이커로서 확실히 든든한 느낌”이라면서 “무고사는 어느 위치에서나 슈팅을 때리고 굉장히 위협적이다. 옆에 있는 동료들을 잘 보고 키 패스도 넣어줘서 든든하다”며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전남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들을 놓쳤던 문선민은 “무고사의 골 결정력이 워낙 좋다. 무고사에게 많이 배워서 골 결정력을 보완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어 그는 “무고사가 동계훈련에 조금 늦게 합류했지만, 나와 룸메이트였다. 함께 생활도 했고, 단합이 잘 되는 것 같다”며 무고사가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두 선수는 전반 9분 선제골을 합작하며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다. 문선민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와 무고사의 마무리 능력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시원한 득점포와 최전방의 무게감, 여기에 좋은 귀감이 되는 실력까지 갖춘 무고사가 인천에 순풍을 몰고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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