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숨진 고(故) 윤창호(22)씨 측이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이 사망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순직 ▶국가유공자·보훈보상대상자 ▶국가의 민·형사책임 인정 등 3가지인데, 윤씨는 모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씨는 지난 9월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에서 박모(26)씨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46일 동안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9일 오후 끝내 숨졌다.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1%(면허취소 수준)였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육군 관계자는 “개인 휴가 중 발생한 사안이라 순직 인정은 어렵다”며 “계급이 추서된 상태도 아니고 원래 상병 계급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육군 측은 장례 절차 등 군에서 담당할 사항들은 최대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대상자 지정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휴가 중 사망사고라 하더라도 윤씨 측 유족이 주소지 관할 보훈청에 보훈보상대상자 및 유족 등록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현 상황에서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및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나 실제 법원 판례에 따르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이 아니면 순직 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윤씨 측이 국가를 상대로 민·형사상 책임을 주장할 수 있지만 국가의 고의나 과실이라고 볼 수도 없어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가능성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윤씨 측은 가해 운전자 박씨가 보험에 가입한 경우 보험회사로부터 이에 따른 보상을 받거나 박씨와 형사합의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 위자료와 장례비 등을 포함한 일정 금액을 보상받는 방법이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윤씨 친구들의 청원 운동 등에 따라 국회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경우 살인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른바 ‘윤창호법’)이 발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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